POV "어둠에 다가서는 자"[4]
흰 시트가 마틴의 등 아래에서 바스락거렸다. 성현이 올라타 무릎을 그의 허벅지 사이에 밀어 넣고 벌렸다. 서두르지 않았다. 사냥감이 잡혔으면 천천히 맛봐야 했다.
"선생님이 먼저 시작했으니까," 성현이 속삭였다. 뜨거운 숨결이 마틴의 귓바퀴에 닿았다. "책임져야지."
마틴이 목을 젖혔다. 핏줄이 창백한 피부 아래로 불거졌다. 손은 더 이상 약 때문에 떨지 않았다. 굶주려서 떨렸다. 그가 성현의 머리카락을 움켜쥐어 제 목으로 잡아당겼다. 키스가 아니었다. 물어뜯는 거였다. 자국을 남기는 거였다. "죽여... 성현아... 안 그러면 내가 널 죽여..."
성현이 목구멍으로 쿡쿡 웃었다. 챔피언의 웃음, 미친놈의 웃음이었다. 그가 마틴이 방금 남긴 이빨 자국을 핥으며 비릿한 피 맛을 봤다. 오른손을 내려 마틴에게 남은 환자복 자락을 찢어발겼다. 옷 찢어지는 소리가 빗소리를 집어삼켰다.
살이 살에 닿았다. 차가움과 뜨거움. 성현의 가슴에 길게 난 흉터 — 3년 전 마틴이 고통을 가르치겠다며 연습용 칼로 직접 그어준 흉터 — 가 마틴의 가슴에 비벼졌다. 마틴이 신음했다. 아픈 건지 좋은 건지 모를 소리였다. 손톱이 성현의 등을 할퀴며 오래된 흉터들을 따라갔다. 할퀸 자국 하나하나가 문장이었다. 버리지 마. 죽지 마. 제정신 차리지 마.
성현이 마틴의 두 손목을 낚아채 머리 위로 짓누르고 한 손으로 고정했다. 다른 손으로 턱을 움켜쥐어 강제로 똑바로 보게 했다.
"나 봐. 나만 봐." 목소리가 갈라졌다. "여기 누구도 없어. 나만 있어. 내 거야. 나만의 거."
그가 숙여졌다. 이번엔 물어뜯지 않았다. 점령이었다. 성현의 혀가 마틴의 입술을 벌리고 이를 훑고 혀를 휘감아 도망치지 못하게 했다. 젖고 질척거리는, 어젯밤 찢어진 성현의 입술에서 난 피 맛과 마틴의 입에 남은 신경안정제의 쓴맛이 섞인 키스였다. 다정함은 없었다. 소유욕뿐이었다. 성현이 세게 빨아들였다. 영혼까지, 그 이름까지 모조리 빼내려는 듯.
마틴도 지지 않았다. 다리로 성현의 허리를 휘감아 발뒤꿈치로 엉덩이를 찍어 눌러 당겼다. 몸을 튕겨 올리며 성현의 아랫입술을 피 나도록 깨물었다. "이 개새끼... 너..."
성현이 으르렁거렸다. 마틴의 손을 놓고 허리 아래로 파고들어 엉덩이를 움켜쥐고 번쩍 들었다. 190인 마틴이 성현의 손에선 깃털처럼 가벼웠다. 자세를 바꿔 마틴을 제 허벅지 위에 마주 보게 앉혔다. 두 손으로 허리를 꽉 잡고 엄지로 골반 뼈를 짓눌렀다.
"직접 하고 싶어?" 성현이 마틴의 쇄골을 물어 자국이 시퍼렇게 들도록 짓씹었다. "해. 선생님이 나한테 어떻게 미쳐 가는지 보여줘."
마틴이 성현의 어깨에 두 손을 짚고 손톱을 박았다. 내려다봤다. 눈이 마주쳤다. 성현의 눈엔 그만 있었다. 관중도, 챔피언 벨트도, 3천억도 없었다. 마틴뿐이었다. 5년 만에 처음으로 존재한다는 감각이 들었다.
그가 몸을 내렸다. 둘 다 숨을 삼켰다. 아팠다. 뜨거웠다. 조였다. 마틴이 고개를 젖혔다. 땀에 젖은 검은 머리가 흘러내렸다. 움직이기 시작했다. 처음엔 2달간 약을 끊은 몸이라 비틀거렸다. 하지만 점점 미쳐갔다. 빨라졌다. 물에 빠진 놈이 동아줄을 잡은 것처럼.
"성... 현아..." 이름을 불렀다. 다시 입술을 깨물었다. 다른 이름을 부를 뻔했지만 참았다. "성현아! 나 봐!"
성현이 올려다봤다. 마틴이 자신 때문에 미쳐서, 자신에게 스스로를 내주는 순간이 벨트 10개보다 값졌다. 마틴의 뒷목을 잡아 끌어내려 다시 거칠게 입을 맞췄다. 다른 손으로 엉덩이를 움켜쥐고 박자를 조종했다. 도망도, 멈춤도 허락하지 않았다.
"그래... 내 이름 불러... 나한테 울어..." 성현이 귀에 대고 헐떡였다. "내 거야, 마틴. 숨결부터 발작까지 전부 다 내 거야."
침대가 흠뻑 젖었다. 밖에서 비가 울부짖었다. 펜트하우스 안에서 상처 입은 짐승 두 마리가 서로를 물어뜯어 지혈했고, 머릿속 귀신을 입막음하려고 서로의 몸을 마약처럼 썼다.
마틴이 먼저 갔다. 성현의 등을 할퀴어 찢고 이름을 지르며 몸을 떨다 그의 어깨에 쓰러져 아이처럼 울었다. 성현이 꽉 껴안았다. 한 손으론 머리를 쓰다듬고, 한 손은 여전히 허리를 잡고 몇 번 더 박아 넣더니 낮게 으르렁대며 깊이 안에 싸버렸다.
끝나고 둘 다 널브러졌다. 성현은 놓지 않았다. 이불을 끌어 둘을 덮고 마틴을 제 가슴 위에 눕혀 심장 소리를 듣게 했다. 손으로 아까 제 손에 짓눌려 벌게진 마틴의 목을 더듬었다.
"살아," 성현이 쉰 목소리로 말했다. "죽고 싶으면 내 몸 위에서 죽어. 알았어?"
마틴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성현의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었다. 땀과 피와 광기가 섞인 냄새가 나는 곳에. 밖은 에펠탑 불이 꺼진 지 오래였다. 안은 이제 막 불이 켜졌다.
Bạn đang đọc truyện trên: Truyen3h.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