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 1: 보조정리 - 기원
“모든 정리는 증명이 필요 없는 공리에서 시작된다.”
1. 17시 32분, 3월 12일, 서화초등학교 운동장.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다. 배수구를 따라 오이잎이 떠내려갔다.
7살 Seonghyeon이 정문 앞에 서 있었다. 책가방이 몸보다 컸고, 손은 하얗게 질리도록 주먹을 쥐고 있었다. 엄마가 5시에 데리러 온다고 했다. 지금은 5시 32분. 아무도 오지 않았다.
울지 않았다. 죽마가 말했다. “남자는 울면 안 돼.”
하지만 빗물이 눈에 들어가 따가웠다. 그래서 비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Seonghyeon!”
7살 Martin이 운동장 끝에서 달려왔다. 교복이 흠뻑 젖었고, 신발 한 짝은 없었다. 우산도 없었다. 너덜너덜한 도라에몽 만화책으로 머리를 가리고 있었다.
“왜 안 갔어? 우리 엄마가 네 집 가서 밥 먹으래. 자, 업혀.”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Martin이 등을 돌려 쪼그렸다. 작은 등, 젖어서 떨렸다.
Seonghyeon이 올라탔다. 뺨이 Martin의 목덜미에 닿았다. 따뜻했다. 딸기 샴푸 냄새와 빗물 냄새.
“너… 내가 여기 있는 거 어떻게 알았어?”
“아까 네 엄마가 선생님 댁으로 뛰어가는 거 봤어. 바쁜가 봐. 그래서 몰래 빠져나와 너 데리러 왔지.”
Martin은 Seonghyeon을 업고 세 블록을 걸었다. 맨발로 자갈밭을 밟으며 피가 났다. 아프다는 말은 안 했다. 중얼거렸다. “거의 다 왔어. 거의 다 왔어.”
Seonghyeon네 집 대문에 도착하자 Martin이 내려줬다. 웃으며 말했다. “내일 또 놀러 올게. 우유 캔디 내 몫 남겨놔.”
그날 밤 Seonghyeon은 39도 고열에 시달렸다. 섬망 속에서 엄마 손을 붙잡고 반복했다. “Martin… 업어줘… 따뜻해…”
2. 새벽 3시 14분, 3월 13일.
열이 내렸다. Seonghyeon이 몰래 일어나 맨발로 뒷마당으로 나갔다.
Martin네가 Seonghyeon 태어날 때 심은 늙은 오이나무. 밑동이 굵고 껍질이 거칠었다. 책가방에서 아빠의 커터칼을 꺼냈다. 7살의 손이 떨며 한 획 한 획 새겼다.
M + S = ∞
죽마 = 서로의 것.
오이나무 진이 배어 나왔다. 썼다. 손가락으로 찍어 “∞”에 문질렀다.
“잠갔다. 못 지워.”
밤바람이 불었다. 오이잎이 바스락거리며 대답하는 듯했다. 그래.
3. 19년 후. 같은 마당. 같은 오이나무.
새긴 자국은 이끼로 덮였지만 가까이 보면 보였다. M + S = ∞.
26살 Seonghyeon이 나무 밑에 서 있었다. 손에는 은색 위치추적기 팔찌. 집 안에서는 26살 Martin이 파란 죽을 먹고 있었다. 왼쪽 손목에 어제 풀어준 족쇄 자국이 붉게 남아 있었다.
카메라 4번이 이 각도를 정확히 찍고 있었다. Seonghyeon이 렌즈를 올려다보며 미소 지었다. 그리고 무릎 꿇고 커터칼 — 7살 그 칼 — 을 꺼내 옛 새김 아래 새로 한 줄을 그었다.
손가락에서 피가 떨어져 뿌리에 스몄다.
K = 0. 삭제됨.
이마를 나무에 대고 기도하듯 속삭였다.
“봤지 Martin? 내 정리 맞았어. 틀린 변수만 지우면 돼.”
집 안에서 위치추적기 알람이 “삑” 하고 울렸다.
Martin의 심박수: 142.
Seonghyeon이 피 묻은 손가락을 핥으며 웃었다. “또 거짓말이지, 죽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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