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V "어둠에 다가서는 자"[1]
하얀 시트가 마르틴의 등 아래에서 바스락거렸다. 성현이 그를 깔아뭉개고, 무릎을 그의 두 다리 사이에 밀어 넣어 벌렸다. 서두르지 않았다. 사냥감이 잡혔으면 천천히 음미해야 했다.
"선생님이 먼저 시작했으니까, 책임지셔야죠." 성현이 속삭였다. 뜨거운 숨결이 마르틴의 귓바퀴에 쏟아졌다.
마르틴이 목을 젖혔다. 창백한 피부 아래로 핏줄이 불거졌다. 그의 손은 더 이상 약 때문에 떨지 않았다. 허기 때문에 떨렸다. 그가 성현의 머리카락을 움켜쥐어 잡아당겨, 입술을 제 목에 짓눌렀다. 키스가 아니었다. 물어뜯는 것이었다. 자국을 남기는 것이었다. "날 죽여... 성현... 안 그러면 내가 널 죽일 거야..."
성현이 목구멍으로 쿡쿡 웃었다. 챔피언의 웃음, 미친놈의 웃음이었다. 그가 마르틴이 남긴 이 자국을 핥으며 피 맛을 봤다. 오른손을 내려 마르틴의 환자복 남은 자락을 찢어발겼다. 옷감 찢어지는 소리가 빗소리마저 집어삼켰다.
살이 살에 닿았다. 차가움과 뜨거움. 3년 전 마르틴이 직접 연습용 칼로 그어 고통을 가르치며 남긴 성현의 가슴 긴 흉터가 마르틴의 가슴에 문질러졌다. 마르틴이 신음했다. 아픈 건지 좋은 건지 모를 소리였다. 그의 손톱이 성현의 등을 할퀴며 옛 흉터들을 따라 그었다. 할퀸 자국 하나하나가 한 문장이었다. 나 버리지 마. 죽지 마. 제정신 차리지 마.
성현이 마르틴의 두 손목을 움켜쥐어 머리 위로 짓눌렀다. 한 손으로 고정했다. 다른 손으로는 그의 턱을 꽉 잡아 강제로 눈을 마주치게 했다.
"나 봐. 나만 봐." 그의 목소리는 쉬어 있었다. "여기 아무도 없어. 나밖에 없어. 내 거야. 나만의 거."
그가 고개를 숙였다. 이번엔 물어뜯는 게 아니었다. 점령하는 것이었다. 성현의 혀가 마르틴의 입술을 벌리고 이 사이를 훑어, 그의 혀를 휘감아 도망치지 못하게 했다. 질척하고 축축한 키스였다. 어젯밤 찢어진 성현의 입술에서 나는 피 맛과 마르틴의 입에 남은 진정제의 쓴맛이 가득했다. 다정함은 없었다. 오직 소유욕뿐이었다. 성현은 영혼까지, 그 다른 이름까지 모조리 빨아들이려는 듯 세게 빨았다.
마르틴은 지지 않았다. 다리로 성현의 허리를 휘감아 발뒤꿈치로 엉덩이를 밀어 끌어내렸다. 허리를 튕겨 올려 성현의 아랫입술을 피가 터지도록 깨물었다. "이 개새끼... 너..."
성현이 으르렁거렸다. 마르틴의 손을 놓아주고, 그의 아래로 손을 넣어 허리를 움켜쥐어 번쩍 들어 올렸다. 마르틴은 190이었지만 성현의 손안에서는 깃털처럼 가벼웠다. 자세를 바꿔 마르틴을 제 허벅지 위에 앉혔다. 마주 보게. 두 손으로 그의 허리를 꽉 잡고, 엄지로 골반 뼈를 세게 눌렀다.
"직접 하고 싶어?" 성현이 마르틴의 쇄골을 물어뜯어 피멍이 들도록 짓이겼다. "해. 선생님이 나 때문에 어떻게 미쳐 가는지 보여 줘."
마르틴이 성현의 어깨에 두 손을 짚고 손톱을 박았다. 내려다봤다. 눈이 마주쳤다. 성현의 눈에는 그만 있었다. 관중도, 챔피언 벨트도, 3천억도 없었다. 마르틴만 있었다. 5년 만에 처음으로, 그가 존재한다고 느꼈다.
그가 몸을 내렸다. 둘 다 숨을 삼켰다. 아팠다. 뜨거웠다. 꽉 조였다. 마르틴이 고개를 젖혔다. 검은 머리가 땀에 젖어 흘러내렸다. 그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처음엔 2달간 약을 끊어 몸이 약해 비틀거렸다. 하지만 점점 미쳐 갔다. 점점 빨라졌다. 물에 빠진 사람이 동아줄을 잡은 듯했다.
"성...현..." 그가 이름을 불렀다. 다시 입술을 깨물었다. 다른 이름을 부를 뻔하고는 간신히 고쳤다. "성현! 나 봐!"
성현이 올려다봤다. 마르틴이 자신 때문에 미쳐서, 자신에게 자발적으로 몸을 바치는 걸 봤다. 그 순간은 GOAT 벨트 10개보다 값졌다. 그가 마르틴의 뒷목을 잡아당겨 다시 거칠게 키스했다. 다른 손으로는 그의 엉덩이를 움켜쥐어 박자를 조종했다. 도망도, 멈춤도 허락하지 않았다.
"그래... 내 이름 불러... 나한테 울어..." 성현이 그의 귓가에 거칠게 숨을 뱉었다. "내 거야, 마르틴. 숨결부터 발작까지, 전부 다 내 거."
침대 시트가 흥건히 젖었다. 밖에서는 비가 울부짖었다. 펜트하우스 안에서 상처 입은 두 짐승이 피를 멈추려고 서로를 물어뜯고, 머릿속 악마의 입을 막으려고 서로의 몸을 마약처럼 썼다.
마르틴이 먼저 갔다. 그가 성현의 등을 할퀴어 찢고, 이름을 외치며 몸을 떨다가 성현의 어깨에 무너져 내려 아이처럼 울었다. 성현이 꽉 껴안았다. 한 손으로는 그의 머리를 쓰다듬고, 다른 손은 여전히 허리를 잡은 채 몇 번 더 밀어 올리더니 낮게 으르렁거리며 깊숙이 안에 묻었다.
끝나고, 둘 다 쓰러졌다. 성현은 여전히 놓지 않았다. 이불을 끌어 둘을 덮고, 마르틴을 제 가슴 위에 눕혀 심장 소리를 듣게 했다. 그의 손이 방금 전 제 손에 목 졸려 붉어진 마르틴의 목을 더듬었다.
"살아." 성현이 말했다. 목소리는 쉬어 있었다. "죽고 싶으면 내 몸 위에서 죽어. 알았어?"
마르틴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땀과 피와 미친내가 섞인 성현의 목덜미에 깊숙이 파고들 뿐이었다. 밖에서는 에펠탑 불이 진작 꺼졌다. 이 안에서는, 불이 막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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