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두 교실 문 사이의 거리
9학년의 여름은 매미들의 극성스러운 울음소리와 중학교 운동장 위로 내리쬐는 무더운 햇볕과 함께 시작되었다. 많은 이들에게 올해는 학업과 골치 아픈 시험, 압박감으로 가득한 바쁜 졸업 학년이었다. 하지만 K에게 이 학년은 그저 탈출구 없는 짝사랑이 장기화되면서 찾아온, 지독한 무기력함의 연장선일 뿐이었다. K는 C를 남몰래 좋아하고 있었다. 이 비밀은 8학년 시절의 어느 날들로부터 시작되었다. 두 사람은 같은 학교에 다녔고, 같은 운동장을 걸었지만 서로 다른 반이었다. 복도를 사이에 둔 두 교실 문 사이의 거리는 고작 몇 미터에 불과했다. 하지만 K에게 그 간격은 대지와 눈부시게 빛나는 태양 사이의 거리만큼이나 아득히 멀게만 느껴졌다. 8학년 때의 어느 쉬는 시간, C의 반 친구들이 복도에서 장난을 치고 있었고, 그 활기찬 웃음소리는 K의 교실 안까지 고스란히 흘러들었다.그 소란스러운 소음들 사이로 따스하면서도 활력이 넘치는 C의 목소리가 유독 선명하게 울려 퍼졌다. "그만해, 내 가방 좀 그만 가져가라고! 물 사러 가야 하니까 빨리 돌려줘!"그러자 C의 친구들이 일제히 그를 놀려대기 시작했다. "가방을 돌려받고 싶으면 우리 모두한테 아이스크림 한 턱 쏴라! 그럼 생각해 보지!""알았어, 쏠 테니까 쏠게! 그러니까 빨리 내놔!" – C는 헛웃음을 터뜨렸다. 어쩔 수 없다는 듯한 어조였지만, 그 안에는 다정한 용인이 가득 묻어 있었다.복도 저편 모퉁이에 서 있던 K는 마치 휴대전화를 보는 척 고개를 숙이고 있었지만, 사실 그의 귀는 그 목소리들을 단 한 자락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온통 팽팽하게 당겨져 있었다.옆에 앉아 있던 단짝 친구가 멍하니 서 있는 K를 보더니, 어깨를 툭 치며 물었다. "K, 너 뭘 그렇게 넋이 나간 사람처럼 멍하니 보고 있어?"K는 깜짝 놀라 서둘러 시선을 거두며, 서툰 거짓말로 황급히 둘러댔다. "아...... 아무것도 아니야. 조금 있다가 볼 화학 시험 문제 생각하고 있었어.""웃기지 마, 인마. 화학 문제가 교과서에 있지, 복도에 있냐? 뭘 그렇게 복도를 애틋하게 쳐다보고 있어?" – 친구가 혀를 쯧 차며 돌아섰다.K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동시에 가슴 깊은 곳에서 울컥하는 씁쓸함이 밀려왔다. 나는 속으로 자조적인 미소를 지었다. '그 화학 문제 참 어렵지. 하지만 네가 나를 주목하게 만드는 것만큼 어려울까, C?'이 가슴속 깊은 사랑은 K를 끊임없이 피폐하게 만들었다. C는 늘 눈부시고 활기찼으며 언제나 광채에 둘러싸여 있었지만, K는 그저 조용히 어둠 속에 묻혀 있는 평범한 학생일 뿐이었다. 그 빛나는 태양을 바라볼수록 K의 눈동자는 시려왔다. K는 깨달았다. 자신은 결코 가질 수 없는 신의 발밑에 엎드린 독실한 신도 같다는 것을. 그리고 그 대가로, 생기 가득한 학창 시절의 청춘 속에서 자신의 마음이 조금씩 산산조각이 나 부서지는 것을 그저 무력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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